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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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는 날 한밤중 간단한 차림에 외투만 걸친 채로 슬이를 찾아온 우성이가 보고 싶어요 슬이는 그런 우성이를 보자마자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하면서 퉁명스러운 말을 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누나랑 같이 첫눈 맞고 싶었단 말이야”하고 히히 웃는 우성이를 보고 마음이 녹아 잔소리를 멈추고 우성이 볼을 살짝 꼬집었을 거예요 머플러와 털모자를 꺼내와 우성이에게 건네주곤 “시간이 늦었으니 멀리는 못 나가”라며 손을 잡아주는 슬이 눈이 오는 날은 평소보다 고요하다는 걸 아시나요 넓은 논밭과 사람 하나 없는 길, 그리고 둘의 발자국만 남은 눈밭을 보며 세상에 둘만 남겨진 것만 같다 생각하는 슬이가 보고 싶어요 ‘좀... 오그라드는 발상인가?’하고 우성이를 올려다보면 우성이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깊은 애정이 담긴 눈... 그것이 어딘가 조금 간지럽게 느껴져서 시선을 하늘에 두고 작게 “우성아, 너랑 눈 맞고 있으니까 좋다” 하면 우성이는 “좋은 건 더 크게 말해줘” 요구하겠죠 슬이는 응석쟁이 연하를 위해 크게 소리 내어 말해줄 것 같아요

 

이 새하얗고 적막한 세상 속 사랑한다는 말과 우리 둘만 남겨질 수 있게

 

https://youtu.be/uQ6hoMCE71I?si=qCrMVjbiVoupTo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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